상처 주고, 상처 받지 않는 연애가.. 세상에 있을까?

없다 하더라도, 이번에 나는 최대한 그런 사랑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과거의 나는 사귀는 사람에게 꽤나 인내심이 있고.. 이해심이 넓은 여자친구 였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 불만이 있거나, 감정적으로 그 사람의 어떤 행동과 말 때문에 슬픈거나 힘든 일이 생겨도 

꽤 오래 혼자 참고 끙끙 대고, 내가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며, 기다리다가.. 

그래도 아니면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려 노력했던것 같다. 연상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상대방으로 인해 속상했던 부분이 깨끗하게 해결이 되지 않으면 나중에 실망감, 배신감으로 번지곤 했다. 

결국은 그 사랑을 지속하려하는 자신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 대한 불신으로 치닫으며 관계를 정리하게 되었다.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게 참지 않는 것의 중요성'이다.  

나같은 이상한 인내심의 소유자 중 몇몇은, 아마도 '참는' 경험이 한 두 번쯤 아니, 꽤 있었을 것이다. 

사랑에 있어 희생, 헌신을 미덕으로 삼으며 


'언젠가는 이 남자가 나의 소중함과 넓은 이해심을 알아줄거야' 


라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연애를 통해 나도 배운게 있지 않았나.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꾹꾹 참는게 아니라, 지금 당장의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이야기다. 

서로에 대한 적당한 인내심은 필요하다. 믿음이니까. 

하지만, 자신이 비참하게 상처받을 때까지 내버려두며 그 사람을 믿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지금 당장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분명 속에서 곪아 버리는 썩은 연애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상대방을 속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계의 지속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진짜 건강한 연애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상처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상처받았던 일들은 대부분 굉장히 디테일한 곳에서 존재했다. 

특히나, 거짓말과 눈속임을 기가 막히게 발견해내는 여자의 촉이란. 

이런류의 눈속임에는 명확한 증거가 없이 심증만 있다는 것이 답답하다. 

난 핸드폰 검사 따위 해본적이 없다. 싸이월드 염탐 정도면 몰라도...

진실이 무엇인지가 궁금하지만, 그 남자를 믿어야겠다며 인내를 감수한다. 


'내가 이 사람을 믿지 않으면 어쩔텐가?'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인내는 결국 나를 상처받게 하고 지치게 만들었다.

 왜냐면 이후에도 항상 의뭉스러운 행동들의 이유가 이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처의 기억은 나쁜 남자에게서 떠날 수 있는 구실이 되었지만 

곪아버린 사랑의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지 못했고, 새로운 사랑에 두려움이 생기게 되는 위험으로 남았다.


"남자친구가 후즈히어라는 어플을 오랫동안 깔고 있었는데

얘기로는 여기 주변 사람들이 나온다 뭐 이렇게 알고 이게 뭔지 자세히는 모르다가 

이번에 내가 아이폰 사고서 알게 되었어 

깔았더니 뭐 프로필에 아무것도 안해놓은 상태에서도 모르는 남자들한테 막 쪽지 오더라 

난 남친이 이거 전화 서로 공짜로 쓸 수 있다고 그래서 깔았는데 .. 

아는 오빠들이 이걸 가지고 맨날 주변 여자들 사진 보면서 

좀 괜찮다 싶으면 쪽지보내고 번개도 하고 하는데 

얘기들어보니 요즘 한국에서는 술집같은데서도 후스히어로 주변 이성한테 말걸고 같이 조인하고 놀고 한다더라구. 

나는 남친을 믿지만 기회를 오픈해두는게 싫으니까 지우라고 했거든. 나는 당연히 성가셔서 지웠고. 

장거리 연애중이라 확인할 방법도 없고 그냥 양심에 맡기는건데 

이제와서 뭔지 알았으니 지우라고 하는것도 참 웃기기도 하고 ㅋㅋ 

그래도 남자친구가 제발 지웠으면 좋겠다."


아주 예전에 실제 내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놨던 내용이다. 
정말 멍청하게도.. 당시 나는 저 어플의 용도를 몰랐던 것이다.
이 남자는 싸이월드에서 내 사진첩을 따로 만들어 놓고, 
나와 내 친한 여자 후배를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의 친구목록에 저장해 놓은뒤 
우리 둘에게만 이 폴더가 보이도록 설정해놨다가 나에게 들켰다. 
3년을 만나며 대체 얼마동안 이 상태였는지 알 길도 없다. 그는 이런 식으로 나의 존재를 숨겼던 것이다..
이 사실이 발각되었을 때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이 남자가 내 소중함을 알고, 진심을 다해 나에게 자신이 못한 것들을 되갚아 나가는 중이었다.
이미 내 마음은 너덜너덜해져 망가지고 있었지만, 이 남자를 버릴 수 없는 내 자신에게 신물이 나기에 이르렀다. 
유학생활을 하며 피폐한 마음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결국, 더 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로 내 쪽에서 먼저 헤어짐을 고했다. 

나는 상처받은 내 영혼을 다시 돌보고, 오로지 나 자신만 사랑하며, 아무와도 연애를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진심을 다하지 않으리라 맹세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 '참는 병' 의 원인은 다른 여자들과 관련된 수 많은 심증에서 나왔다. 
만약 내가 무서워하지 않고, 바로 바로 물어봤다면.
의심하는 여자, 귀찮은 여자로 보이기 싫어서 참았던 것들을 집고 넘어갔더라면.

연애 오래하고 잘하는 내 주변 친구들을 잘 보면, 
남자들이 귀찮을 법한 질문도 마다하지 않고 쭉쭉 내뱉는다. 
찡찡대고, 화도 내며, 서슴치 않고 뭐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는.. 나와는 참 다르다. 
그리고 의심의 눈초리로 늘 남자친구의 행동거지를 관리하며 싸운다. 
하지만 싸우고 싸우면서 관계를 맞춰나가서.. 결국 결혼까지 가더라.
아니면, 아예 의심이 생기도 화도 내지 않고, 상처받지도 않으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친구도 있다. 
그러다 그냥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갈아타고 헤어져버린다. 

난 그런것들이 어렵다.
남자친구를 컨트롤 한다는 .. 그런 개념이 나에게는 없다. 
20살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지금까지 사귄 남자는 딱 2명 이었다.
그 외에는 한두달 잠깐씩 만났던 데이트 상대들 이라 사귀었다고 하기 뭐하다. 
하지만 나도 나름 여러 남자들을 만나며 연애 감정을 겪었다. 
그로 인해, 여러가지 장단점을 얻었고 다음에 다가올 사랑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배우게 된것 같다. 

지나간 사랑이 나에게 남긴 것들은 내가 다음 사랑을 더 잘 지켜나갈 수 있게되는 자양분으로 변했다. 

이래서 젊은 시절의 연애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활활 불타오르기만 하는 연애는 금방 식어버린다는 것.

나는 이제 연료를 고를줄도 알고, 서로에 맞는 적정한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요즘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아직은 적정한 온도를 조절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이길 바라는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내가 여태껏 이렇게 이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살았나보다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에게 상처주지 않을 생각이다. 믿음과 사랑으로.

또한, 그가 보석이라 칭해주는 나 스스로에게도  스크래치 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어떤 문제를 당연하게 참으며, 곪아버리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일들을 늘 함께 생각하며 미래로 끌어갈 것이다. 

절대 나혼자 단정짓고, 정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랑을 지켜나갈 생각이다. 

아직 우리 관계는 2프로 부족하다. 명확하지 못한 것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와 충분한 텀을 가지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렇기에 곧 해결될 일이라 믿고 있다. 

우린 정말 잘 해낼 것이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복받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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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urs sincer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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