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만큼 행복했던 시간이 끝나버린 지난 3월,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느꼈던 실체없는 불안감이 사라졌다.
그 것은 내가 지녔던 부담감과 소유욕을
내려 놓음과 동시에 찾아온 일시적인 해방감이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든 건강하지 못한 옭아메는 사랑..
이상한 욕심들...
이런 전조 증상들이 발견되었던
어느 날, 우리의 이별을 직감했었다.
우리는 서로를 갈구하며 깍지를 끼고 걸어가고 있었다.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만 집중하길 원했다.
'안돼.. 건강한 연애를 해야 오래만날 수 있는데' 라며 머릿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우린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도 모르는 소유욕으로 오히려 손을 더 꽉 잡고 걸어왔던것 같다.

헤어지고 일주일 후.. 여전히 텅 빈 메세지와 정리된 너의 바뀐 사진을 발견했을 때.
무서워서 참을 수 가 없었다..
이 사람이 없는 삶이라니.

'내 위로가 부족했건 거겠지 역시
그래 내가 너무 무심했던 거야'
'널 생각한다면서도
너가 정작 제일 드러내기 힘든 괴로움까지 미처 알아주지 못했던 거야.'

온갖 생각으로 내 자신을 난도질했다.
내가 이렇게 멍청하니까..
버림받는게 당연하겠지..
괜찮아.. 처음으로 돌아가는거야..
나한텐 혼자가 어울려..라면서.
하지만 이런 나를, 너만큼 사랑해준 사람은 없었구나 생각하면 하염없이 깊고 깊은 슬픔에 빠져버리곤 했다.

어떡하지. 마음이 갈갈히 찢기는 것 같아..
내 인생의 기로를 두고 고민한다는 이유로
내가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줄 알았다면
좀 더 사랑할것을.
좀 더 이해하고 짜증부리지 말 것을..
응석부리는 것만이 너의 사랑을 확인하는게 아니었는데....

너무나 무력하다.
'왜 살아 가는 걸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어.'

나를 다시 사랑해달라고 애정을 갈구하고 빌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야. 자신없어.. 그럴수록 구질구질한 내모습에 지쳐서 떠나길 잘했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 조차도 나를 사랑하지 못한 순간들에
어떻게 넌 나를 사랑해줄 수 있었을까?
너의 마음이 내 마음 보다 가볍다고 생각한 죄.. 지금 받고 있어.
내가 얼마나 사랑받은 사람 이었는지를
헤어지고 나서 깨닫게 되었어.
항상 이별뒤엔 다시는 사랑따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더라. 사랑이란게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너가 알게 해줬거든. 내가 받은 사랑.. 너가 가르쳐준 사랑을.. 언젠간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을거란 생각은 처음 해본것 같아. 단지 그 상대가 다시 제발 너가 되었으면 하는 상상을 했지만..

너처럼 멋진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게 늘 신기하고 이상했었지.. ㅎㅎ
넌 날 항상 멋진사람이라 여겨주었어. 사귄 초반부터 서로 얘기했었으니까...
 그런 내가 어느 순간부터 나 스스로를 갉아 먹으며 깎아내린 시간들을 지켜보게 했을때,, 너가 날 보며 얼마나 안타까워 했을지.. 이젠 이해가 가.

그런 내가 불안한 마음에 그동안 삐뚤어진 표현을 해왔다는 걸 정말 반성해..너는 내 감정 쓰레기통이 아닌데..

내 삶에 가장 큰 축복이 너였는데...
이젠 다시 볼 수 없는
부를 수 없는 .. 너..

헤어짐을 반복하며 땅이 굳어질 수 있다던데..우린 남들처럼 왜 서로 싸우고 나서 잘못했다며 상대가 떠날까봐 불안해 하거나 메달리지도 않고 단 칼에 끝낸 것일까. 아마 사랑과 별개로 그동안의 부담감과 소유욕에서 서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서운했던것들.... 참 하찮다 지금 생각해보니.
난 너에게 너무 많은 것을 응석부렸나보다. 너가 항상 잘해줘서 ㅎㅎ..

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를 떠나게되어서 홀가분할까.
다른 사람으로 날 잊으려 노력중일까..
이성적으로 나와 헤어지길 잘 한 이유들을 계산하고 있을까..
너도 나처럼 우리의 이별 징후을을 되짚어 보며 서로에게 부족했던 것들을 정리해보고 있을까..
아니면.. 생각할수록 내가 너에게 못했던 일들이 또다시 서운할까..
너의 원망이라도 차라리 듣고 싶다.
그 핑계로 한 번 더 너를 보고 싶다.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크리스마스.  (0) 2020.12.26
일랑일랑  (0) 2019.01.24
슬픔.. 충격.. 허무.. 허망함.  (0) 2018.05.29
나의 소울메이트에게  (0) 2018.04.20
이별 후 처음 겪는 증상들  (0) 2018.04.14
로즈마리는 날 기억해달라는 뜻이야  (0) 2018.04.08
만약 우리가....LA LA LAND  (0) 2018.04.07
Posted by Yours sincerely
,